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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09 21:14
[월/칼럼] 박상하 교수의 연기 컬럼 - 역할로 들어가자 !!
백 열 여섯 번째 이야기 - 장면연극 30
....................................................................박 상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 연출가와 그의 작업에 관해서는 공연 작업이 시작되면 더 자세히 언급하도록 합시다. 자, 방금 말했다시피 다음 학기부터 여러분들은 본격적으로 우리의 궁극지인 공연으로 정박할 갈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더 이상 공개 발표를 통해 여러분들의 선생님, 동료, 선배, 후배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통해 불특정 다수인 관객을 정식으로 만나게 됩니다. 우리의 최후의 대상은 바로 관객입니다. 우리는 이 대상을 만나기 위해 여태까지 많은 대상들을 만나 왔습니다. 관객이라는 대상은 우리가 여지껏 만났던 대상인 사물, 상황, 상대배우, 작가, 연출가와는 또 다른 성질의 대상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작업과정에서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으며, 그야말로 불특정 다수입니다. 오늘 관객은 우리의 동료, 선배, 선생님이었다면, 내일 관객은 우리의 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분명 그들을 위해 상당기간 훈련과 연습을 해 왔습니다. 만일 그들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일 또한 무의미한 일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있기에 그들 또한 있는 것입니다. 어느 날은 그들이 우리의 편이 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날은 우리의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과의 관계를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 지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아부를 할 필요도 없지만 오만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정중하게, 우아하게, 겸손하게 우리의 작업을 통해 그들을 맞이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 외의 모든 판단은 그들이 할 것입니다. 부디 그들과 멋진 만남을 준비하길 바랍니다.

  한편, 연습실에서 극장으로 이동은 우리로 하여금 분명 설레게 만들 것입니다. 극장에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눈앞에 존재합니다. 무대장치, 조명기구, 의상, 소품, 분장실, 객석 등이 그것입니다. 몇 달을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난 후, 극장에서 만나는 이러한 것들은 우리를 통해 구체적으로 작동할 것입니다.
  그리고 극장은 그동안 보이지 않던 많은 스태프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입니다. 당연히 극장에서 그들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그들은 우리를 지켜보며 그들의 일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을 겁니다. 그들이 준비한 모든 것은 우리를 위한 것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작업을 존중해야 할 것이며, 그들의 작업 결과는 우리를 통해 가치를 발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일을 정확하고, 명확하게 해야만 결국 그들의 작업이 완수되는 것임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2학년 겨울방학이 끝날 무렵에 졸업공연을 위한 작품과 참여할 배우들, 스태프, 그리고 연출가 선생님이 공지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어떤 학생은 두 작품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학생은 두 작품에서 주요 배역을 맡는 것이 아니라, 한 작품은 주요 배역이지만 다른 한 작품에서는 작은 배역을 맡을 겁니다. 이러한 방법은 여러분들에게 2가지 이상의 역할을 맡김으로서 부담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분들을 도와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제 여러분은 공연에 적극 참여해야 할 시점이고, 많은 작가와 동료배우, 연출가를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개 이상의 작품에서 주요 배역을 맡는다면, 그것은 분명 힘들고 과중한 일이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2개의 작품에 참여해야 한다면, 하나는 주요 배역이지만 또 다른 하나는 작은 배역이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작은 배역이라 할지라도 역할임에는 틀림없기에 우리의 작업방법에 따라 창조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우리의 선배인 스타니슬랍스키는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결코 없습니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말은 여기에 어울리는 말입니다.

  강조한 바와 같이, 배우의 일은 창조 작업입니다. 창조자의 자세로 여러분들은 작업에 임할 필요가 있음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창조 작업은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나는 다시 한 번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1. 나는 무엇 때문에 이곳에 있는가, 나는 왜 이 말을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상대배우로부터 무엇을 받고 무엇을 주어야 하는가? 
  2. 무대에서 우리의 일은 관객들로 하여금 무엇을 주기 위한 것인가, 그들과 우리의 소통의 장인 극장에서 우리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3. 우리는 동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하는가?

  자, 이제 겨울방학 때 두 번째 자율 작업을 준비해 봅시다! 일전에도 언급한 것처럼, 자율 작업은 여러분들의 창의적이고, 대담하고, 신나는 작업이 되길 바랍니다. 오케이?

- 학생들은 고함을 친다.       


2013. 12. 09.

연기과 박 상 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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